
미국 씨트리니 리써치라는 곳에서 AI로 인한 2028년 세계경제 붕괴 시나리오 보고서를 발간했나 봅니다. 일독 해봐야겠습니다. 이런 수상한 시국속에 나라의 수장이 윤씨가 아닌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현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매일경제 기사 링크 : https://www.mk.co.kr/news/stock/11970356
원문 링크 : https://www.citriniresearch.com/p/2028gic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 미래에서 온 금융사 회고
서문
만약 인공지능(AI)에 대한 우리의 낙관론이 계속 맞아떨어진다면… 그리고 그 사실이 오히려 경제에는 비관적인 신호라면 어떨까요?
이 글은 예측이 아닌 하나의 시나리오입니다. AI가 경제를 점점 더 기묘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왼쪽 꼬리 위험(발생 가능성은 낮으나 영향력은 막대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이 메모는 2028년 6월 시점에서 글로벌 지능 위기의 전개 과정과 그 여파를 상세히 다룬 기록입니다.
풍요로운 지능의 대가
2028년 6월 30일 아침, 실업률은 예상치를 웃도는 10.2%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은 즉각 2% 하락했으며, S&P 500 지수는 2026년 10월 고점 대비 누적 38% 폭락한 상태입니다. “통제 가능하다”거나 “특정 분야에 한정된 현상”이라던 낙관론이 무너지고, 우리가 알던 경제가 완전히 해체되기까지는 단 2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2026년 10월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환호로 가득했습니다. 인간의 노동력이 기계로 대체되면서 시작된 대규모 해고는 기업 입장에서 수익성 강화로 이어졌습니다. 이익은 급증했고 주가는 상승했으며, 기록적인 기업 이익은 다시 AI 연산 자원(compute) 확충에 투입되었습니다. 명목 GDP 성장률은 견조했고 생산성은 폭발했습니다.
하지만 이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노동 비용이 사라지면서 연산 자원을 소유한 이들의 부는 폭등했지만, 실질 임금 성장은 붕괴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지표상으로는 존재하지만 실물 경제에는 순환되지 않는 생산을 가리켜 ‘유령 GDP(Ghost GDP)’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AI는 모든 면에서 기대를 뛰어넘었지만, 바로 그 지점이 문제였습니다. 노스다코타의 GPU 클러스터 하나가 과거 맨해튼의 화이트칼라 노동자 1만 명이 하던 일을 대신하게 된 상황은 경제적 축복이 아니라 ‘경제적 전염병’에 가까웠습니다. 기계는 돈을 벌지만, 소비는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인간 지능 대체 스파이럴’이라는 부정적 피드백 루프가 형성되었습니다:
- AI 성능 향상 → 기업의 인력 수요 감소 → 화이트칼라 해고 증가 → 해고된 노동자의 소비 위축 → 수익성 방어를 위한 기업의 AI 투자 확대 → AI 성능 향상.
마찰이 사라진 시대
2027년 초, AI 에이전트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제 상거래는 인간의 이산적인 결정이 아니라, 소비자를 대신해 24시간 가동되는 연속적인 최적화 과정으로 변했습니다.
수십 년간 미국 경제는 인간의 한계(귀찮음, 정보 비대칭, 익숙함)에 기댄 ‘임대료 추출 층(rent-extraction layer)’ 위에 구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결코 지치지 않았고, ‘마찰’을 제거하기 시작했습니다.
- 중개 모델의 붕괴: 여행 예약, 보험 갱신, 세무 대리, 단순 법률 자문 등 단순히 ‘복잡함을 대신 탐색해주는 서비스’들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 부동산 및 금융: MLS 데이터와 거래 내역을 즉각 처리하는 AI 덕분에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급감했습니다.
- 결제 시스템: 기계 간 거래(M2M)가 활발해지면서 2~3%에 달하는 카드 수수료는 제거 대상이 되었습니다. 에이전트들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즉시 결제를 선택했고, 이는 마스터카드, 비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카드 기반 금융사의 위기로 이어졌습니다.
섹터 리스크에서 시스템 리스크로
2026년까지 시장은 AI의 부정적 영향을 소프트웨어나 컨설팅 분야에 국한된 문제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75%를 차지하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무너지자, 이는 경제 전체의 위기로 전이되었습니다.
과거의 기술 혁신(ATM, 인터넷 등)은 기존 일자리를 없애는 대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하지만 AI는 인간이 새로 이동하려는 그 분야조차 더 빠르고 저렴하게 수행하는 ‘범용 지능’이었습니다. AI가 만든 신규 직종(프롬프트 엔지니어 등)은 사라진 직업 수에 비해 턱없이 적었고 임금도 낮았습니다.
결국 이 위기는 순환적인 경기 침체가 아니었습니다. 금리를 낮춘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기업이 1억 달러의 인건비를 쓰던 것을 7천만 달러로 줄이고, 그중 2천만 달러를 AI에 재투자하는 ‘운영비용(OpEx) 대체’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부채의 사슬과 주택 시장의 위기
금융 부문에서도 균열이 생겼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이들에게 대출해준 사모 신용(Private Credit) 시장에서 대규모 디폴트가 발생했습니다. 젠데스크(Zendesk)의 디폴트는 그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이 자금 중 상당수가 미국 가계의 저축인 생명보험이나 연금 상품과 연결되어 있어 충격은 더 컸습니다.
가장 무서운 시나리오는 13조 달러 규모의 주택 담보 대출(모기지) 시장입니다. 2008년 위기가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줘서 터졌다면, 2028년의 위기는 신용도가 가장 높았던 화이트칼라 전문직들의 소득이 구조적으로 파괴되면서 발생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오스틴 같은 기술 중심지의 집값이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과의 싸움
정부의 대응은 너무 늦고 혼란스럽습니다. 세수 기반은 인간의 노동에 대한 과세인데, 노동 소득이 줄어드니 정부 수입도 줄었습니다. 1974년 64%였던 GDP 내 노동 분배율은 AI 도입 이후 46%까지 급락했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전환 경제법(Transition Economy Act)’이나 AI 수익의 공공 소유를 주장하는 ‘공동 AI 번영법(Shared AI Prosperity Act)’ 같은 급진적인 대책을 논의 중이지만,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론: 지능 프리미엄의 소멸
인류 역사상 지능은 언제나 희소한 자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기계 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저렴하게 대체하면서, ‘인간 지능 프리미엄’이 소멸하는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은 2026년 2월입니다. 아직 S&P 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고, 부정적 피드백 루프는 본격화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계 지능의 가속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투자자로서,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우리의 미래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가설 위에 세워져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할 골든타임을 지나고 있습니다.
카나리아는 아직 살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