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중앙은행 금 보유량 늘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플라자 협정 이후 모든 국가가 달러화를 대체할 수 없는 통화로 인식한 국제협력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22일(현지시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달러화에 밀려나야했던 금으로 다시 몰려들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는 이유는 금의 인기가 아니라 달러화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세계 중앙은행들은 정부 부채 규모를 무시하고, 무역전쟁을 포기하지 않으며 지정학적 불안을 조정하는 것처럼 보이는 미국 정부의 행동에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금협회 등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은 3만7천t대로 돌아갈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달러화와 금을 직접 연동하는 브레턴우즈 체제하의 1965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은행(BOJ)의 준비자산 비중도 달러화에 이어 금이 두 번째로 비중이 큰 자산이 됐다.

폴란드 중앙은행의 아담 그라핀스키 총재는 “금을 특정 국가의 경제 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가장 안전한 준비 자산”이라며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 목표치를 20%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금을 축적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급진적인 시각을 가진 일부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 완화 정책이 화폐의 무제한 발행으로, 인플레이션과 금융 불안정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연준 해체론과 금본위제 부활론이 제기되고 있어 세계의 불안을 가중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를 금으로 뒷받침하는 금본위제로의 부활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인간이 지금까지 채굴한 금은 20만t에 불과해 현대의 방대한 금융시장과 경제를 지원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을 현금으로 전환할 기회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통화 개입 등의 정책을 신속하게 사용하기도 어렵다.

UC버클리의 배리 아이켄그린 교수는 “문제의 근원은 달러를 대체할 다른 통화를 우리가 볼 수 없다는 데 있다”며 “금 투자는 하나의 회피 수단으로, 어떤 통화도 선택받지 못한 ‘통화 G-제로’의 상태를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앞으로 몇 년 안에 금융과 경제, 정치적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달러화의 매력이 떨어질수록 자금은 분산되어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게 되며, 금의 이례적 인기는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고 내다봤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 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GCZ5)은 미 동부 시간 21시 54분 현재 전장보다 0.5% 오른 3천724.5달러에 거래됐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 40% 이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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