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머물지 않아 비로소 평온한 것들

번역

귀로 들리는 소리는 마치 빈 골짜기에 던져진 울림과 같아, 스쳐 지나가 머무르지 않는다면 옳고 그름이 모두 사라질 것이요,
마음의 경계는 달빛이 비친 연못과 같아, 텅 비어 집착하지 않는다면 사물과 나를 모두 잊게 될 것이다.

해설

이 구절은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고 세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는 도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1. 외부에서 들려오는 비방이나 칭찬, 즉 세상의 여러 가지 말들에 마음을 두지 말라는 뜻입니다. 소리가 골짜기를 울리고 사라지듯, 들은 말을 마음에 담아두거나 연연하지 않으면 나를 괴롭히던 옳고 그름에 대한 갈등(시비)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2. 마음의 상태를 맑은 연못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연못에 달빛이 비치더라도 연못 자체가 달빛을 소유하거나 붙잡으려 하지 않듯이, 우리 마음도 대상을 비추기만 할 뿐 그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렇게 되면 객관적인 사물(物)과 주관적인 나(我)의 구분이 사라지는 물아일체의 경지, 즉 평온하고 자유로운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결론적으로, 외부의 자극에 흔들리지 말고 내면의 맑은 본성을 유지하라는 수행의 태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